짧게 볼수 있는 단편영화 한편 소개합니다.
커브 (curve) 라는 오스트레일리아 영화이고, 감독과 각본, 촬영, 편집까지 모두 "팀 이건" 감독이 해냈습니다. 장르는 공포영화 입니다.
주연은 "로라 제인 터너" 라는 배우 입니다. ⬇⬇ 이분입니다.
"커브"는 제 49회 시체스영화제 오피셜 판타스틱-최우수단편상 을 수상했고, 제 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판타스틱 단편걸작선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자막이 없음에도 볼수 있습니다. 사실 자막따윈 필요없는 영화입니다.
자막이 없어도, 언어를 몰라도 볼수 있는 영화가 "커브" 입니다.
결말까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0분남짓한 영화라 스포하지말까..생각했지만 스포없이 영화를 말할수 없을것같아서..이야기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어떤 한 여자가 눈을 뜨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녀가 있는 곳은 곡선으로 이루어진 낭떠러지였습니다.
조금이라도 잘못 움직인다면 끝이 어딘지도 모를 낭떠러지의 밑으로 추락하는 위험이 도사리는 중이었습니다.
그녀는 조금씩 몸을 움직여봅니다. 그러는 사이 어디선가 알수 없는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자신이 왜 다쳐있는건지 알지도 못한채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움직입니다.
하지만, 곡선의 위에서 움직이기란 쉽지가 않죠.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떨어질테니까요.
그렇게 온 힘을 다해 버텨내는 그녀의 앞에...수상하게 다른 누군가의 피묻은 손자국이 찍히기 시작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은 없는...혼자만 있는 그 공간에서...
그 손자국들은 점점 크기가 커지고 숫자도 많아집니다. 그와 동시에 자꾸 이상한 소리들이 그녀의 귓가를 괴롭힙니다.
그럼에도 버티고 있는 그녀에게...또 다른 시련이 찾아옵니다.
바로...비.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더니 결국 쏟아지는 비로 바뀌고...그녀가 붙잡고 버티고 있는 낭떠러지를 적시기 시작합니다. 비에 젖은 낭떠러지는 미끌거리기 시작합니다.
더이상 버틸수 없는 그녀는 자신의 목걸이를 손에 감아 어떻게든 버텨보러고 하지만....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처음엔 불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볼수가 없었죠.
하지만 이 영화를 만든 "팀 이건" 감독은 자신의 친구가 우울증인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고...그는 그것을 영화로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 친구는...."하루종일 추락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긴장의 연속" 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영화를 만들게됐따는 사실을 알고 나서 다시 한번 영화를 보니...
친구의 말을 저도 조금이지만 이해할수 있을것같았습니다.
종류는 다르지만...저도 현재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거든요.
저는 감정에 무뎌진 상태라고 하더라구요.
막 간단하게 웃고 울고 할수는 있지만...그 감정이 어디에서 왔고, 지금 느끼는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는...
분명 저는 짜증을 느끼고 있음에도 그걸 밖으로 끄집어 내지 못한다는것이겠죠.
오랜시간 혼자였기때문에 누구와 말을 하며 감정을 공유하지 못해서 무뎌진거라고 하던데...
선생님이 말하길...그 수준이 만성이랍니다...너무 굳어졌답니다...;;;
저 감정에 대한 문제는 우울증 검사를 받으면서 알게되었지만....검사 이전에도 저의 문제는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느꼈던 가장 큰 저의 문제는 앞으로 나아갈수 없다는 문제였습니다.
가령...
이런 길이 있다고 치면....저는 저 길의 끝을 낭떠러지라고 생각하고 더이상 움직일수 없는 기분이랄까요?
분명 낭떠러지라고 결론이 난것도 아니고...그 앞으로 더 가보면 새로운 다른 길이 있을수도 있는데...
저는 도저히 앞으로 나아갈수 없는 상태인겁니다. 이미 앞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거죠.
저도 제가 왜 이렇게 된건지 알수가 없었고, 이게 우울증이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길고 긴 시간을 낭비하고 나서야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우울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그때도 별 감정이 없었습니다. 그랬구나..내가 우울증이구나..라는 생각뿐.
그렇게 생각하는것도 우울증의 한 종류라고 합니다. 감정에 무뎌진거죠. 남한테 표현을 잘 못하고...
약을 먹은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스스로 우울증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생각뿐...그게 마음먹은대로 되지는 않죠...
그래서 감독의 친구라는 사람의 느낌을...조금이라도 이해할수 있을것같았습니다.
저는 저렇게 못느꼈지만 어느 순간에 저랬을수도 있겠다 싶은......
처음 영화를 봤을때 불쾌하다고 느꼈던 감정은...저와 비슷한 사람의 감정이어서 그랬던것일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저 공포영화를 봤을때와는 다른 불쾌함이었거든요. 눈쌀이 찌푸려지고, 보기 싫어지는 그런...불쾌함이었어서...
첫느낌은 그랬지만 다시 한번 보니 뭔지 모르겠지만 다른 감정이 올라오는데...뭔지 모르겠습니다ㅠㅠㅠㅠ
이해할것같으면서도...아닌것같으면서도...진짜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겠어요ㅠㅠㅠ 복합적인 생각과 감정이 들었다는게 맞는 표현일까요? 너무 두루뭉실한가요?....이게 무슨 감정인지 알게되면...좋을텐데ㅠㅠㅠㅠㅠ
아..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지네요...^^;;; 이런 이야기를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별별 이야기를 다합니다. 이런걸 의식의 흐름이라고 하나요?...;;;;
쨌든 영화는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울함을 저렇게도 표현할수 있구나..라는걸 깨달았습니다.
부디 그 친구분이 이제는 나아졌길 바랍니다.
저도 나아지길 바랍니다. 노력해야죠. ^_^
이상, 단편영화 커브 (curve)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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