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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6회 휴거 1992

flow-away 2021. 3. 12. 17:15

2020년 9월 17일 첫방송을 시작으로 총 10회의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은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제가 처음에 이 예능쪽으로 다가갔었는데, 예능보다는 그것이 알고싶다쪽으로 중심이 많이 기울어진 프로그램같았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전문가들이 이야기해주는 프로가 아니라는것?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세명의 이야기꾼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사건 이야기를 해주면서 여러가지 각도로 사건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제가 처음에 예능으로 봤었다고 했었는데, 아마도 이 시스템?이 그런 생각을 하게 하지않았나 싶습니다.

어쨌든 실제 사건을 다루는 프로그램이었기때문에 너무 가벼운 이야기꾼들의 이야기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물론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잠깐 숨돌릴 타이밍으로 조금씩 예능적인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이 주가 되진않아서 좋았습니다. 너무 가볍게 장난식으로 사건을 이야기했다면 실망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10개의 에피소드 중에 제일 기억에 남았던 사건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제 6회 " 지상최대의 인간증발 - 휴거 1992 "

 

시작합니다.

 

 

 

1992년 지상 최대의 인간증발 사건이 터지게 됩니다.

어디선가는 10월 28일이 무서워 자살을 하는 사람이 생기고, 또 어디서는 10월 28일을 위해서는 뱃속의 아이도 낙태해버리는 엄마가 생깁니다. 도대체 이 1992년 10월 28일이 뭐길래?

 

이 모든건 "휴거"라는 단어에서 시작됩니다.

저도 교회를 다니긴 하지만, 이렇게 자세한 용어(?)까지는 모르고 있었는데, 이 방송을 보면서 참 많은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뭐...전부 사이비종교에 대한 이야기였지만요...;;;

 

암튼, 이 "휴거"는 예수가 재림할때 함께 천국으로 갈 사람들을 골라 데리고 간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다미선교회의 이장림이라는 목사였습니다. 이장림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 라는 책을 출판했고, 이 책이 1992년의 종교서적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니...정말 파급력하나는 끝장이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우선 첫번째로 휴거가 발생하게 되고, 그 후에 7년의 대환난의 시기에 적그리스도가 나타나  휴거받지 못한 인간들은 고통속에 살아갈것이라고, 그것이 예수의 말이라고 구구절절 글을 썼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 이야기를 진짜 믿는 사람들이 있을까 했는데, 종교에 심취해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믿을수 밖에 없었던것이, 성경말씀을 바탕으로 예수님이나 하나님의 말씀이라며 이야기하는데....안믿을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실제로 책 마지막에는 "내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안믿으면 네 손해야"라는 식의 문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이런 문구들이죠.

 

아니, 책을 읽고나서 긴가민가 한 상태로 이런 문구까지 읽게된다면 믿음이 강한 사람들이나 어디에 기대고 싶은 사람들은 쏠랑 넘어가는게 당연한거겠죠. 내 책임이라는데? 그렇다면 내 가족도 함께 가야지!!...이런 생각 안하겠냐구요.

정말 믿음을 장사로 팔아먹는 최악의 사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급기야 그 날이 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들은 쓸모가 없어지니, 그것들을 전부 교회에 헌납하기 시작합니다. 공수래 공수거가 이런 곳에 쓰일건 아니지만, 그때의 모든 신도들은 대부분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내가 하늘로 올라간다는데, 천국으로 간다는데 땅의 재산이 무슨 소용이냐!...이런 생각이었겠죠. 

 

그리고 여기서 또 치밀(?)하다고 생각된 부분이 갑자기 튀어나옵니다.

순교명단이라는게 발견이 되는데, 이건 또 뭔가 했더니....휴거날에 휴거되지 못한 사람들은 7년의 대환난의 시기에 지상에 남아서 악마들과 싸우다 죽는...그런 순교적 모먼트를 보일 사람들의 명단이라는겁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악마들이랑 패싸움을 할건지....참나...

 

근데 또 어이가 없는건 이런 종교문제가 법적으로는 어떤 죄목으로 처벌을 해야할지 모른다는겁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고, 누가 억지로 재산을 바치라고 해서 바친것도 아니고...피해자가 고소를 한것도 아니어서 이목사를 처벌할 명분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검찰은 포기하지않고 수사를 하면서 이장림 목사를 구속까지 시켜서 어떻게든 죄목을 사기죄로 묶어두긴 했는데, 이를 뒷바침할 증거들이 개인계좌에 돈을 받았다는것밖에는 없었고, 또한 그것도 자발적인 헌금이라는 명목이 있었으니 사기죄에 해당이 될까 안될까를 두고 머리 좀 아팠을 검찰들. 

 

이장림 목사가 신도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하는데 이걸 어떻게 증명하냐 이거죠. 사람 마음속, 머릿속을 뒤집어 엎을수도 없는거고....그냥 말로만 나는 그런 의도가 없었다 하면 사기죄가 성립이 안된다는건데...이대로 이장림 목사는 풀려나는건가 했더니만!!! 반전이 있었습니다!!

 

일종의 적금같은 느낌의 "환매조건부채권"을 구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심지어 그 만기날짜가 1993년...ㅋㅋㅋㅋㅋㅋㅋㅋㅋ 1992년 10월에 휴거되서 천국가신다는 분이 1993년 만료의 조건부채권을 가지고 있다니ㅋㅋㅋㅋ 이런 어이가 없을ㅋㅋㅋㅋㅋ 저, 여기서 빵터졌습니다ㅋㅋㅋ 아니 그렇게 꼼꼼하게 준비를 하신 분이 여기서? 이걸로?...

 

근데 더 어이가 없는건 이에 대한 이장림의 변명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번 휴거의 대상이 아니고 7년의 대환난의 시기에 순교해야하기 때문에 그를 위한 활동비일뿐입니다."

 

....참 뻔뻔하기 그지없는 이장림. 

하지만 우리나라 사법부가 이런 변명을 믿어줄리 없죠. 그는 결국 사기죄로 구속이 됩니다.

 

이제 이 모든것들이 사기로 밝혀졌으니 신도들은 제정신을 차렸냐?.....

 

아닙니다. 그럴 정도로 정신을 차렸다면 예전에 정신차릴 사람들이었겠죠...

이 모든것들은 핍박이다, 라며 행복회로를 돌리기 시작합니다.

 

그 뭐시기 채권이 걸려서 사기임이 밝혀져도 신도들은 여전히 이목사에 대한 믿음이 굳건했습니다.

그들은 목사가 없어도 자체적으로 모여서 10월 28일의 휴거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미선교회에서는 출입증까지 만들어서 줬다고 합니다. 치밀하고 꼼꼼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사람들이 믿게 된것이 아닐까요? 

예수도 핍박을 받았는데 목사님이라고 핍박을 안받을까...라고 생각했겠죠.

언론들은 전부 악마의 수하라고 생각했겠고...정말 믿음이라는게 무서운거였습니다.

 

드디어 10월 28일 24시. 그날이 되었습니다.

출입증을 받은 신도들은 당당하게 다미선교회로 향했고, 그 중에는 어린아이들과 갓난아이도 있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더 기가막힐 장면들이 많습니다. 학생들, 회사원들, 어르신들 할것없이 그저 주여!! 를 외치면서 울부짖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소름끼칠 정도로요.

 

출입증을 받은 신도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기자들과 외신들은 물론이고 종교에 미쳐서 집을 나간 식구들을 찾으러 온 가족들의 모습까지...그리고...

 

이 분,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신없는 환란속에서 가슴 찡하게 하더라구요. 

친구가 이장림에 미쳐서 집문서랑 돈을 주고 교회로 들어갔는데, 혹시나 휴거되지않는다면 다시 돌려줘야하니까 그 교회앞까지 찾아온 사람이었습니다. 진짜 최고 의리남. 그걸 돌려주러 일부러 그곳까지 갔다는게...이런 친구가 또 어디있겠습니까....그래도 저 사람 친구는 목사한테 안주고 친구한테 줬다는게....^^;;;;

 

하지만...늘 그렇듯이 이런 사기극의 끝은 허무하기 그지없죠.

그렇게 미친듯이 기도하고 찬송가를 부르면서 휴거를 기다렸던 사람들은 12시 종 땡 치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자 서로 눈치를 보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때 진짜 그 교회에 있던 사람이 직접 증언을 했거든요.

 

어리둥절 하던 사람들은 서서히 진실을 깨닫기 시작하고 교회의 목사를 후드려팼다고...

그리고 들어갈땐 당당했던 사람들이 교회를 빠져나오면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서둘러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뉴스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감옥에 간 이장림 목사는 어땠을까요?

 

그는 평소처럼 저녁식사를 마치고....성경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휴거를 맞은게 아니라 밤 11시에 잠을 잤다고 합니다.

 

하긴...애초에 사기였으니 자신조차 믿지않은거였겠죠ㅋㅋㅋㅋ

감옥에 눈이 몇개인데 좀 그걸 연기라도 하지 1시간을 못참고 잠을 자냐..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 제가 매체에서 봤던 사이비 종교 목사의 행동중에 제일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후에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조금 알려주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마무리가 되었는데....이장림이 겨우 징역 1년을 받았다는게 참...허무하더라구요.

그리고 그 후에는 이름도 바꾸고 어딘가에서 종교활동을 하고 있다는데...또 알게 모르게 사기치고 다니는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의 총 10화중 지존파 이야기가 제일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어이없는거 반. 허무한거 반..그렇게 100을 채워서 이 휴거 이야기가 제일 인상에 남더라구요.

 

 

포스팅한 이야기는 정말 짧게 줄이고 줄인 이야기라서 한번 영상을 보는게 좋을것같아 요약본을 업어왔습니다.

출처는 "달리[SBS 교양공식채널]" 입니다.

 

 

youtu.be/cj-_0Fc2A5U

 

2020년 11월에 시즌1을 종영했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2021년 3월 11일 시즌2 첫회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시즌2가 시작하면서 시즌1을 다시 보고 있는데, 여전히 휴거 이야기는 조금 계속 기억에 남을것같습니다.

 

소름끼치는 사이비종교의 말로를 본것같기도 하면서 징역 1년 이라는 허무한 결말의 모습까지...

저도 이 프로그램의 이야기꾼들만큼 어디가서 이 이야기를 계속 할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지존파나 오대양, 신창원같은 그런 이야기가 아님에도 머릿속에 남았거든요.

 

저의 종교가 기독교라서 더 그랬을까요? 

암튼, 이 이야기는 꼭 포스팅 하고 싶었습니다. 

 

 

 

이상,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6화 지상 최대의 인간증발 휴거 - 1992 였습니다.